Work note
Work note
나의 예술적 세계를 계속해서 탐험하게 하는 것은 일상의 주변을 관찰하고 그 변화를 감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일상에서 만나고 관계하는 장소, 공간,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흥미로운 지점과 변화를 찾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는 곳일수록 그 변화를 더 체감하게 되는데 대도시 서울은 곳곳에 이러한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진행된다. 그로 인해 사라지고 소외되는 것들은 풍요로운 도시의 이면으로 점점 멀어져 간다. 서울의 여러 골목길을 따라 시작된 작업은 연고지인 부산으로 이어진 뒤 여러 재개발 지역을 비롯하여 도시의 변화를 주목하며 이어지고 있다.
머물고 지나간 곳에 남겨진 흔적과 시간의 단면들을 재현적 공간과 심상의 풍경으로 구현한 작업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다양한 장소에 담긴 이야기들이다. 마을의 골목길 어딘가부터, 구불거리는 오르막길, 높은 계단, 막다른 길들이 그동안 마주치던 도시의 공간과는 사뭇 다르다. 그곳에 남겨진 흔적과 교감한 정서는 내밀한 기억을 상기시키며 지나간 시간과 과거의 어디쯤을 소환하여 흩어진 시공간의 자국을 찾는다. 그리고 현재와 과거의 기억이 교차하는 흔적의 시간을 그려낸다.
기억과 상상이 호환되는 곳에 남겨진 것을 통해 지금을 생각하고 미래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화려한 대도시의 이면을 세밀하게 비추는 길고양이의 시선을 따라 걷고 머무르며 소외된 자리와 잊혀가는 가는 것들을 만나고 발견한다.